게임 혁명: 지난 10년의 좋은 시절, 다가오는 어두운 미래

베테랑 게임 디자이너 그렉 코스티키안의 2014년 GDC 랜트 세션 발표.

(제목은 제가 임의로 붙인 겁니다.)


10년 전 PS3와 엑스박스 360가 런칭할 때, 저는 두 제조업체의 부추김을 무시하라고 했었습니다. 그 기기들은 우리를 황금기로 인도해주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게임의 혁신을 묻는 관에 마지막 못질을 하고 있었다. 예산이 더욱 더 높아지고 팀이 더욱 더 커지는 장기적인 경향은 계속될 것이고, 업계에서 마지막 한 줌의 창조성을 쥐어 짜낼 때까지 독창적인 타이틀은 더욱 더 적어질 것이고, 수익은 줄어들 것이며, 결국 구조 전체가 기울어지며 시스템의 명백한 모순 아래 무너질 것이다. 그리고 저는 욕망, 취향의 결핍, 퍼블리셔가 우리를 유감스러운 상황으로 이끌었다고 외쳐 비난했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게임의 혁신이 마르도록 빨았던 독사, AAA 시스템의 단말마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것이었다지만 그 전환 과정에서 고통 받은 모든 개발자들에게 유감을 전합니다.

저는 혁명을 외쳤습니다. 그리고 경탄스럽게도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혁명을 목격했습니다. 온라인 배급과 시스템에 거스를 준비가 된 개발자들이 인디 혁명을 이루어내며 컴퓨터 게임 초창기 이래 보지 못했던 창조성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인 소셜과 모바일은 완전히 새로운 채널을 열어주었고 완전히 새로운 게임 스타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난 10년은 역사상 게임 개발자가 되기에 가장 흥미롭고 전망이 좋은 시기였습니다. 제가 말하는 역사는 같은 기준에서 흥미로운 시절이었던 게임 업계의 탄생과 테이블톱 하비 게임의 부흥도 포함한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일은 끝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끝나가고 있습니다. 벽이 다시 한 번 닫히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날들은 가혹할 겁니다. 아타리 몰락 이래로 본 적이 없는 돌풍이 불어닥칠 겁니다. 혁신은 점점 더 줄어들 겁니다. 앞으로 10년, 우리는 새로운 혁명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비난할 대상은 욕망, 그리고 취향의 결핍입니다.

혁명을 유지해왔던 시장들인 인디와 소셜, 모바일, 세 곳 모두 가혹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인디 혁명을 뒷받침한 것은 단 하나, 스팀이었습니다. 아, 물론 XBLA도 한때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망쳐놨지요. MS는 더이상 인디 게임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인증과 업데이트 정책 때문에 인디 개발자들이 XBLA로 게임을 개발하고 싶지 않고 싶어 한다는 점은 말도 마세요. PC 게임은 과거 쇠락하는 리테일 시장까지 포함해 가능한 많은 배급처가 있었던 세상에서 하나의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회사는 장벽을 통과하면 사실상 성공이 보장되었던 큐레이션 시장을, 적어도 게임 개발 만큼이나 PR과 마케팅도 잘하지(극소수의 인디 개발자들만이 해당하는) 않는 이상 사람들에게 닿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애플 앱스토어라는 난장판처럼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자본은 시장의 축에 있는 회사들에 투자하고 싶어합니다. 시장이 생산하는 매출에서 큰 몫을 짜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PC 게임 시장의 축인 밸브는 확실히 게임에 신경 쓰는 이들로 다른 모든 채널보다 한 단계 위로 놓을 수 있지만, 결국 매출이 어디로 가는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아닙니다.

애플 앱스토어요?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 다시 반복해야 하나요? 수만 개의 앱이 있고 발견하는 방법은 인기 차트와 추천 두 가지입니다. 이건 적어도 수백 개의 SKU가 있는 보통 소매상보다 더 심각합니다. 10, 20위 아래에 있는 것은 이득을 보지 못합니다. “추천”이라는 건 애플에 있는 누구 좆을 빨아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냥 잊어버리세요. 그 목록에는 못 들어갑니다. 발견이라는 게 진짜 씨발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진짜 이런 식으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오래 전에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똑같지 않아요. 인기 차트는 끔찍한 창구입니다. 왜 “당신을 위한 추천”이 없을까요? 왜 “이걸 산 사람은 이것도 샀습니다”가 없을까요? 애플은 스토어에 있는 앱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에게 노출되도록 도와줄 수고를 들이지 않습니다. 좆도 지들 일이 아니니까요. 앱스토어는 하드웨어 판매를 지원하기 위한 마케팅 기믹이고 개발자들이 잘 안 된다고 해서 별 신경을 안 씁니다. 애플은 역사적으로 게임, 자기들의 쿨하고 고상한 신비와는 어울리지 않는 덕스러운 남자애들 장난감에 적대적이었습니다. 그들은 탐욕스럽습니다. 신경을 안 씁니다.

구글이라고 나을 게 없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사용자 당 게임 매출이 iOS보다 급격하게 뒤처진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그걸 고치려고 하는 게 없습니다.

페이스북이요? 이런 맙소사 갑소사. 페이스북은 개발사들의 총 수입에서 30%를 떼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한때 빠르게 거대한 유저층을 형성할 수 있게 했던 바이럴 채널을 약화시키고 다른 모든 개발사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광고만을 유일한 유저 유입 경로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늘어나는 매출은 페이스북에게 갑니다. 소셜 개발사는 알려지지 않은 채 죽거나 다른 채널로 전환합니다.

욕망과 취향의 결핍이 게임 시장들을 죽였습니다. 우리 모두 캐주얼 게임 시장을 경고로 삼아야 합니다. (역주: 여기서 캐주얼 게임 시장은 PC 캐주얼 시장을 말합니다.) 10년 전 캐주얼 시장은 개발자들이 혁신하고 번영할 수 있는 대안 채널로, 다가오는 유일한 희망의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캐주얼 게임 포털이 매출에서 가져가는 몫을 점점 늘려갔고 가격은 더욱 내려 서로 경쟁하게 하면서 번영하던 시장은 크로아티아에서 기아 임금으로 살며 경쟁을 바랄 수 있는 구덩이로 변했습니다. 그들의 근시안적 사고와 욕망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죽였습니다.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가시적인 비즈니스 생태계가 있어야만 성공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의 배급 파트너들이 깨닫지 않는 이상 똑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날 겁니다. 애플은 게임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구글은 게임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게임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밸브는 게임을 신경 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돈을 더 신경 쓸 거라고 봅니다.

자유주의론의 믿음과 달리 사업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업은 ‘무언가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수익은 생존의 조건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여러분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해야지” 하며 직장에 옵니까?

그럼 여러분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일 “끝내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하며 직장에 옵니까?

우리는 지금 무서운 풍경을 마주합니다. 무엇이 배급되고, 무엇이 관심을 받고, 소비자가 내는 돈에서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요구할 권력을 지닌 사실상 독점적인 배급 채널들입니다.

여러분은 그 앞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뭔가 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치 사슬의 다른 구성원들을 더욱 제대로 상대할 수 있게 힘을 합치는 인디 협동조합 운동을 구성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우리가 직접 소비자에게 닿는 길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글플렉스나 애플의 우스꽝스러운 비행 접시로 행진해서 변화를 요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확실한 답을 모르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게임은 좆도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이 형성한 시장의 불리한 힘 앞에서 수동적인 희생자가 되지 말고요.

게임은 좋은 겁니다. 게임에는 힘이 있습니다. 최고의 게임은 사랑과 열정을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사랑과 열정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게임들이 사람들을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지난 몇 년은 그런 세상이 있었습니다. 절대 놓아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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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게임 혁명: 지난 10년의 좋은 시절, 다가오는 어두운 미래

  1. 같은 논지 이지만 게임스팟에 기사화된 피터몰리뉴가 한 이야기 보다 근거가 설득력 있고 진실성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소개 감사합니다.

    • 스팀이 할인으로 인지도도 높고 게임계에서 위상이 높긴 한데;;
      이들의 할인정책이 정말 좋은 일인가에 대해선 재고할 이야기들이 많이 있군요;
      여태 의심해오긴 했지만요

  2. 안타깝게도 결국 인디게임회사가 형태를 유지하면서 큰회사의 밑으로 다 들어갈것 같네요.
    괜찮은 소규모 회사가 나오면 계약해서 독자운영하되 약간의 간섭과 홍보를 해주고 수익을 얻는 형식으로요.
    최근에 스팀이나 모바일 게임을 하며 느낀것 한가지는,
    게임이 비록 소규모라고 하여도, 온라인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자체가 훌륭해도 이용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게임을 할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단지 검색으로는 큰 사용자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많은사람이 확보되어도 소규모회사가 대규모서버유지가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순전히 전문가가 아닌 사용자에 입장에서 느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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