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타터 게임 언레스트의 솔직한 개발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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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개발 팀의 어드벤처 RPG 언레스트의 리드 라이터가 쓴 “솔직한 개발 회고“를 일부 축약 번역했습니다.

언레스트는 기근과 민란이 닥쳐 혼란스러운 고대의 인도를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생존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RPG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형식 상 RPG라고 부르긴 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스토리와 선택의 구성, 그 주제 의식 만큼은 게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개발 회고는 킥스타터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어렵고 불확실한 인디 게임 개발의 현실을 월급 액수도 까면서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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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부족은 게임 개발에서 가장 추한 경향 중 하나입니다. 때로는 감춰야 할 필요가 있고, 때로는 그게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발이 흘러가는 상황을 밖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관례는 오래된 스튜디오와 새로 온 사람들 모두에게 해가 됩니다. 이 업계에는 위험한 함정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똑같은 함정에 계속 빠지는 광경은 보기 부끄러운 일입니다.

킥스타터를 시작해 놓고 자기들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거나 예산을 책정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 어떤 이들은 한 푼도 얻지 못합니다. 어떤 이들은 수십만 달러를 얻습니다. 팀이 실패하면 그 다음은 상황에 따라 체면치레를 위한 성명 혹은 쥐 죽은듯한 침묵이 따라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음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착복하려는 사람이 갈 길을 닦아 놓습니다.

저희 파이로닥틸 게임즈가 작년 6월 킥스타터를 시작했을 때 저희는 후원자들과 일반 대중에게 솔직한 회고를 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 회고하자면 저희는 무리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실수를 저질렀고 어느 정도는 아예 처음부터 무리한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저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임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가 미끄러질 수 있었던 길들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다른 인디 개발자들도 게임을 내놓을 수 있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저희가 게임을 만든 13개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단지 다른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저희 후원자들을 위한 것만도 아닙니다. 앞으로 게임을 후원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전에, 그 돈이 인디들에게 어떻게 사용될지, 작은 스튜디오로 게임을 만든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동안 저희가 인터뷰에서 받은 질문들을 생각해보면 이건 때로 매체들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제가 여기서 할 이야기에는 거의 항상 금기로 여겨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제 봉급, 다른 팀 멤버들의 봉급, 제가 일해온 여건, 앞으로 해나갈 계획을 이야기할 겁니다. 제가 이런 이야길 하는 건 사실상 다른 누구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인디 개발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밸브 모델: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매체 기자들조차) 독립 스튜디오는 큰 스튜디오보다 더 많은 자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고 틀린 말입니다. 사람들은 작은 인디 팀이 선의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항해하는 민주주의라고 가정하곤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맞는 말이고 틀린 말입니다.

진짜 질문은 이겁니다. 큰 회사에서 요구되는 것들이 있는가. 계약으로 구속되어 있는가? 마감이 있는가? 변호사가 있는가? 업무 지시가 있는가?

있습니다. 단지 저렴한 버전일 뿐입니다.

저희 팀장 아르빈드는 이 점에서 아주 영리했습니다. 저희 팀은 서로를 알고 있었고 서로를 좋아했고 서로 아름답게 일했습니다. 저희에게 계약도, 엄격한 마감도, 느슨한 마감도, 형식적 지시 체계도 필요하지 않았다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없었더라도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그런 것들을 갖췄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온다면 만화에 나올 것 같은 게임 공장 스튜디오마냥 냉정하고, 효율적이고, 비인간적이고, 그리고 합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가난한 독립 스튜디오로서 저희가 지닌 자유는 계약과 마감과 지시가 없는 자유가 아니었습니다. 개발 과정에 좋은 일이라면 상호 동의에 따라 그런 구속을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자유였습니다. 그게 저희 강점 중 하나였습니다. 아르빈드는 폭군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우리가 서명한 계약과 자리 잡힌 체계를 바탕으로 만약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폭군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밸브는 평등한 조직 구조로 유명합니다. 그건 참 훌륭하고 저희도 모두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킥스타터 개발자들에게 전합니다. 여러분은 밸브가 아닙니다. 끝없이 돈을 찍어내지도 않고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팀을 갖춘 것도 아닙니다. 그저 다른 사람의 돈을 빌린 작은 팀일 뿐입니다. 코드 한 줄 쓰기 전에 만약을 대비해두세요.

개발 금고

저희가 이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갖춘 자금은 통틀어 1,500달러였습니다. 작가인 제가 500달러, 아티스트인 미크가 800달러, 보스이자 리드 개발자, 거의 일주일 내내 하루 종일 이 게임을 만들며 시간을 보낸 아르빈드에게 200달러였습니다. 저희는 그 에산으로 게임을 만들면서 허리띠를 졸랐습니다.

킥스타터로 향했을 때 저희는 수십만 달러를 얻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금액 3천 달러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3천 달러면 추가로 그래픽을 그릴 수 있고 수 개월 더 일할 수 있는 명분도 생깁니다. 그 정도만 얻어도 행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3만 5천 달러를 넘게 모았을 때는 과장하지 않고 정말로 놀랐습니다. 저희 중 누구도 그 정도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킥스타터가 끝난 날 저희는 정말로 기뻤고 출시될 게임에 있어서도 이것은 훌륭한 헤드라인이 되어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기적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제 그 돈이 어디로 갔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정말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돈 이야기

5천 달러 조금 넘는 돈이 킥스타터 수수료, 아마존 수수료, 송금 수수료, 세금으로 먹혔습니다. (킥스타터를 계획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금한 돈이 수입으로 간주되어 세금이 떼일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기 바랍니다.) 나머지가 남은 13개월의 개발비로 들어갔습니다. 13개월이 저희가 약속한 게임, 후원자들이 후원한 게임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기존 팀 멤버들과 프리랜서들에게 줄 돈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돈더미가 쌓여있으니 문제가 없을 것 같지요? 그렇죠?

킥스타터 이전의 두 달 동안 제가 이 게임을 만들며 받는 돈은 월 250달러였습니다. 킥스타터 이후 저희는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려고 일정을 조절했습니다. 최종 계산 결과 킥스타터 이후 13개월 동안 저는 한 달에 230달러를 벌었습니다. 세금을 떼기 전의 금액입니다.

게다가 이 시기부터 저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을 계속 쓸 수 있게 해줄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편안하게 게임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일을 찾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적으로 게임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기술 문서 작성 일을 하는 어떤 곳은 다른 업계라도 글쓰기 관련 일을 한다면 채용할 수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듣기로 프로그래머들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결국 저는 가정용품점에서 판매 보조로 일했습니다. 친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판매 보조란 물건을 채우고 고객을 응대하고 가게를 청소하는 가장 낮은 단계의 직원입니다. 나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 부서가 파워 로더를 쓸 명분이 없을 만큼 무겁지 않은 물건들을 담당해서 힘들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습니다. 한 주에 보통 20~30시간 일하고 쉬는 날이나 근무에 가기 전에는 글을 썼습니다. 근무 이후에 글을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더군요.

언레스트의 개발이 끝날 무렵에는 가족 중 한 명의 건강과 게임을 완성해야 할 필요 때문에 판매 보조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이제 저희의 최고 걸작이 보석 박힌 장엄한 꿈의 여객선처럼 인디 씬을 휩쓴 만큼…저는 똑같은 가정용품점에서 다시 일하게 될 겁니다. 제가 받을 몫이 상당히 후하게 되긴 했지만 (저희가 버는 돈의 10%) 판매량은 결코 장담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다음 게임 역시 근무 시간 사이에 글을 쓰게 될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나 참 불쌍하다” 그런 말 하려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 중에도 저와 비슷하거나 더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아무리 “킥스타터에 성공했다”고 해도 여전히 인디 게임들은 이런 여건에서 개발된다는 점입니다. 한 편으로는 자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가능한 많이 긁어모아야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투자에 대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가능한 빨리 출시해야 합니다. 저희는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작은 예산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누구도 저희를 믿지 않고 누구도 저희가 하는 일에 돈을 주지 않을테니까요.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다음 게임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잘 팔려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게 정말 거의 모든 인디 개발자에게 해당하는 힘들고도 추한 진실입니다. 심지어 킥스타터에서 “잘 된” 개발자들이라고 해도요. 아주 단순하고 정직한 계산을 해보면 독립적인 예산을 가지고 만들 때와 퍼블리셔에게 지원 받아 만들 때 똑같은 개발사가 똑같은 게임을 만드는 건 불가능합니다. 저는 조약돌이 담긴 주머니를 들고 내리는 근무 사이에 언레스트를 썼습니다. 저는 제가 일생에 해온 어떤 일보다 언레스트가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만약 조약돌 나르던 시간을 대신 글 쓰는 데 보냈다면 더 잘 할 수 있었느냐 묻는다면, 유일한 답은 “네”입니다. 다른 답이 나오면 미쳤다는 겁니다.

그래서 단 3천 달러 만을 부탁했던 팀의 일원으로서, 신뢰 받는 프로들이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팀으로 비슷한 개발 기간에 수십만 달러를 부탁하는 킥스타터를 볼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요? 솔직히 그 사람들과 그 고객들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런칭한 ‘무명이 만드는 쿨한 게임’ 킥스타터 캠페인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기대 이상의 결과란 것은 프로 한 사람이 1년 동안 받는 봉급의 절반이었고, 저희는 다섯 명이 13개월 동안 만들어야 했습니다.

개발자들이 여러분의 돈 수십만 달러를 가져가 놓고 아무 것도 내놓지 못한다면 당연히 화를 내십시오. 하지만 처음에 그 정도 돈을 부탁하는 것에는 화내지 마세요. 저희도 할 수 있었다면 그 정도를 부탁했을 겁니다. 게임이 출시된다고 가정하면 그게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낭만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돈은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돈을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개발자에게 돈을 주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하지 마세요. 다만 낭비하지 않는지 지켜보세요. 팀이 해산되지 않게, 돈이 바람에 휘날리지 않게 방지하는 실질적인 법적 절차가 존재하는지 확인해보세요. 그게 여러분이, 그리고 개발자들이 투자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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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레스트 스팀 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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