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의 종말 – 비디오게임으로 무엇을 할까

현재 (혹은 과거) 비디오게임을 지배하는 관념, ‘게임은 이래야 한다’는 자본과 “게이머” 문화의 배타적 관념에 대해. 이언 보고스트가 쓴 책 How to Do Things with Videogames(비디오게임으로 무엇을 할까) 마지막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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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비디오게임 시민 케인을 좇거나 모든 비디오게임을 획일적인 법칙으로 일치시키는 대신 […] 비디오게임이 가능한 다양한 미학과 디자인으로 저마다 플레이어들에게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자아내도록, 어느 것도 우리가 지금 아는 상업적 비디오게임 산업과 필연적 연관성을 지니지 않고, 가능한 다양한 목표와 목적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게임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될수록 일반 대중은 게임이라는 매체를 더 받아들이고, 더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 […]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인구의 범위가 정말로 넓어진다면 비디오게임은 더이상 게임 산업만의 영역에 머물지 않게 된다. 게임으로서 적합성을 시험 받는 유일한 재판장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모든 제작자와 플레이어들이 경의를 표하는 비디오게임 산업 신들의 과두 정치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 대신 다수의 소규모 집단, 공동체, 개인이 존재한다. 저마다 다양한 것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일부가 이따금 특정한 비디오게임 타이틀과 교차한다. […]

“게이머”라는 말이 그 사람이 게임을 주된 미디어 식단으로 섭취하거나 비디오게임과 공감하는 것이 자기 정체성의 주된 부분이라는 뜻이라면, 비디오게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록 “게이머”가 되는 사람은 사실 더 드물어질 것이다. 플레이어들의 요구는 당연히 더 늘어나고 깊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요구는 오늘날 게이머들이 게임에 주문하는 요구와 크게 다를지도 모른다.

곧 게이머들이 예외가 된다. 정말 운이 좋다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 대신 우리는 그저 온갖 평범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때때로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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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스트가 2011년에 나온 자기 책을 새삼스럽게 트위터에서 인용하는 건, 애니 아바타 건과 비슷하게 “게이머”를 자처하면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인간들 때문.

How to Do Things with Videogames는 보고스트가 게임이 다채로운 형식과 미학을 통해 여가와 정치, 예술, 포르노, 공감, 선전, 운동, 노동 등 다양한 목적과 목표로 활용되는 사례들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책의 많은 부분이 보고스트가 가마수트라에 Persuasive Games라는 이름으로 연재했던 에세이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가마수트라 페이지에서 한 번 둘러보세요.

이 책이 한국어로 출간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게임 개발자란 대체 무엇인가?

게임 디자이너, 연구자, 비평가 이언 보고스트의 2014년 GDC 랜트 세션.


나는 기록보관소에서 빌려온 빛바랜 읽기판을 흘겨보았다. 《멸종된 지구 부족의 분류》라는 제목 만큼이나 건조한 재질이지만 이 고대의 풍습들은 나를 오랫동안 매료시켰다.

가령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 사람들은 수치심도 없이, 심지어 공개적으로 성인과 아동 모두 게임을 했다! 한때 나는 나와 같은 유전 계보에 있는 자들이 그러한 악덕을 용인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비웃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진실이 그보다 복잡함을 안다. 지구 사회는 교화되지 않아 그렇게 타락한 것이 아니었다. 현대 같은 리비도 바우처 프로그램이 없어 퇴폐가 만연했었다.

나는 저번에 읽다 그만 둔 곳에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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